[나영무의 약손이야기] (16) 발을 보면 축구선수의 이력을 안다 <上>
솔병원
2022.02.2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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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17년간 축구대표팀 주치의로 일하면서 가장 많이 본 부위는 단연 발이다.
축구선수들의 발은 한결같이 못생겼다. 발톱에 시커멓게 멍이 들어 빠져있고 상처투성이다. 발가락에 굳은 살이 배어있는 것은 물론 흉하게 휘어져 있기도 하다. 상대에 밟히거나 부딪혀서, 공을 차다 잔디에 박히고, 태클에 걸려 발목이 돌아가는 등 경기 휘슬이 울리면 발이 집중견제를 당하기 때문이다.
일부 선수들은 발목 주변에 뼛조각이 돌아다닐 만큼 심한 상태인 경우도 종종 있다. 주치의로 벤치에 앉을 때 사실 경기는 제대로 보지 못한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우리 선수들의 발에만 모든 신경과 시선이 집중돼 있어서다. (사진 참조)
발을 유심히 관찰하다 보면 선수의 축구이력이 한눈에 보인다. 가슴이 아프기도 하지만 열심히 땀을 흘린 결과물이기에 숙연하기도 하다.
네덜란드 무대에서 뛰는 박지성(PSV 에인트호벤)은 지난 9월 28일 알크마르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상대 선수에게 왼쪽 발목을 밟혀 4경기 연속 결장했다. 아킬레스건 단순 타박이면 1~2주면 회복된다. 하지만 4주 동안 출전하지 못하는 것은 발목 거골(복사뼈) 주위 인대와 연골을 다쳤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축구대표팀 구자철(볼프스부르크)도 지난 10월 15일 말리와의 평가전에서 상대 태클에 오른쪽 발목을 다쳤다. 인대 손상은 물론 다른 부위도 다쳐 6주 정도 결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발에 있어 가장 흔한 부상은 발목 염좌다. 염좌는 관절을 지지해주는 인대가 외부 충격 등에 의해 늘어나거나 일부 찢어지는 경우다.
하지만 발목을 삘 때 인대만 다치는 것이 아니다. 인대를 다치기 전에 근육과 힘줄을 먼저 다친다. 근육과 힘줄은 발목이 돌아가지 않도록 수축해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돌아가려는 힘을 버티지 못하면 늘어나거나 찢어진다. 근육과 힘줄이 버티지 못하면 인대 손상도 동반하게 된다.
따라서 발목을 삘 때에는 근육과 힘줄이 다쳤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 경우 발목이 심하게 붓는다. 만일 붓기가 빠지지 않으면 다친 조직에 흉이 져서 속으로 두꺼워진다. 이때 발목의 유연성과 조절능력이 떨어져 경기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발목이 완전히 돌아가는 심한 염좌의 경우에는 발목을 이루는 뼈에도 충격이 가해져 뼈가 멍이 들거나 골절되는 경우도 드물게 있다.
특히 거친 경기를 하다 보면 발과 발목이 상대방의 발에 의해 밟히는 때가 많다. 강한 체중이 실리면 발가락의 가늘고 긴 중족골에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중족골은 발의 아치 앞쪽을 구성하는데 밟히면 아치가 무너지면서 골절이 생긴다. 축구화 바닥의 스터드에 밟히면 발등에 심한 타박상은 물론 발등의 힘줄을 다칠 수 있다. 이 힘줄은 발가락을 들어 올리는 힘줄들이다. 이 힘줄들이 다치면 발가락을 올리지 못할 수 있다.
또한 후유증으로 힘줄이 두꺼워져 발등이 툭 불거져 올라올 경우 신발에 닿아 지속적인 염증과 통증을 일으킨다.
공을 정확하게 차지 못하고 땅을 찰 경우에는 발가락이 운동장에 박히면서 꺾이는 경우도 있다. 꺾인다는 것은 발가락 사이의 관절이 꺾인다는 뜻이다. 관절을 다치면 관리가 중요하다. 관절에는 인대와 힘줄, 신경과 혈관 등이 많이 분포해 있어 다치면 잘 낫지도 않고 후유증도 발생한다.
특히 엄지발가락을 다치면 후유증과 합병증을 가져오기에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엄지발가락은 운동장을 차고 나갈 때 필요하다. 또한 몸을 회전할 때에도 엄지발가락이 축이 되는 경우가 많다. 엄지발가락 관절을 다치면 운동에 제한이 많고 자연스레 경기력도 떨어진다.
운동장에서 발생하는 발의 급성손상은 관리만 잘하면 회복이 빠르고 후유증과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는다. 조금 다쳤다고 치료를 소홀히 하고 방치하면 크게 고생할 수 있다. 특히 다친 후 부은 경우에는 철저한 사후관리를 해야 한다.
급성손상의 관리는 우선 냉찜질을 한번에 15분 이상, 하루 3차례 이상 하는 것이 좋다. 부상 후 염증 반응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붓기가 있다면 붓기가 빠질 때까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냉찜질을 하면서 비닐 랩이나 탄력붕대 등으로 압박을 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탄력 붕대를 이용해 미이라처럼 30분간 세게 감고 이후 풀고 하는 것을 하루 3~4차례 해주면 더 좋다. 아울러 발을 심장보다 높게 유지하면 서 시행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부상 후 심한 타박상이나 염좌로 인해 부었던 발은 붓기가 빠지고 통증이 없더라도 꾸준히 손을 이용한 마사지로 관리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직이 부드러워지고 좀 더 빨리 정상 상태에 가까워지게 한다. 이후 관절운동, 근력운동, 신경회복 운동 등 체계적인 재활을 통해 그동안 약해졌던 체력을 보강해 나가야 한다.
나영무(솔병원 원장)
사진제공=솔병원
축구선수들의 발은 한결같이 못생겼다. 발톱에 시커멓게 멍이 들어 빠져있고 상처투성이다. 발가락에 굳은 살이 배어있는 것은 물론 흉하게 휘어져 있기도 하다. 상대에 밟히거나 부딪혀서, 공을 차다 잔디에 박히고, 태클에 걸려 발목이 돌아가는 등 경기 휘슬이 울리면 발이 집중견제를 당하기 때문이다.
일부 선수들은 발목 주변에 뼛조각이 돌아다닐 만큼 심한 상태인 경우도 종종 있다. 주치의로 벤치에 앉을 때 사실 경기는 제대로 보지 못한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우리 선수들의 발에만 모든 신경과 시선이 집중돼 있어서다. (사진 참조)
발을 유심히 관찰하다 보면 선수의 축구이력이 한눈에 보인다. 가슴이 아프기도 하지만 열심히 땀을 흘린 결과물이기에 숙연하기도 하다.
네덜란드 무대에서 뛰는 박지성(PSV 에인트호벤)은 지난 9월 28일 알크마르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상대 선수에게 왼쪽 발목을 밟혀 4경기 연속 결장했다. 아킬레스건 단순 타박이면 1~2주면 회복된다. 하지만 4주 동안 출전하지 못하는 것은 발목 거골(복사뼈) 주위 인대와 연골을 다쳤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축구대표팀 구자철(볼프스부르크)도 지난 10월 15일 말리와의 평가전에서 상대 태클에 오른쪽 발목을 다쳤다. 인대 손상은 물론 다른 부위도 다쳐 6주 정도 결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발에 있어 가장 흔한 부상은 발목 염좌다. 염좌는 관절을 지지해주는 인대가 외부 충격 등에 의해 늘어나거나 일부 찢어지는 경우다.
하지만 발목을 삘 때 인대만 다치는 것이 아니다. 인대를 다치기 전에 근육과 힘줄을 먼저 다친다. 근육과 힘줄은 발목이 돌아가지 않도록 수축해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돌아가려는 힘을 버티지 못하면 늘어나거나 찢어진다. 근육과 힘줄이 버티지 못하면 인대 손상도 동반하게 된다.
따라서 발목을 삘 때에는 근육과 힘줄이 다쳤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 경우 발목이 심하게 붓는다. 만일 붓기가 빠지지 않으면 다친 조직에 흉이 져서 속으로 두꺼워진다. 이때 발목의 유연성과 조절능력이 떨어져 경기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발목이 완전히 돌아가는 심한 염좌의 경우에는 발목을 이루는 뼈에도 충격이 가해져 뼈가 멍이 들거나 골절되는 경우도 드물게 있다.
특히 거친 경기를 하다 보면 발과 발목이 상대방의 발에 의해 밟히는 때가 많다. 강한 체중이 실리면 발가락의 가늘고 긴 중족골에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중족골은 발의 아치 앞쪽을 구성하는데 밟히면 아치가 무너지면서 골절이 생긴다. 축구화 바닥의 스터드에 밟히면 발등에 심한 타박상은 물론 발등의 힘줄을 다칠 수 있다. 이 힘줄은 발가락을 들어 올리는 힘줄들이다. 이 힘줄들이 다치면 발가락을 올리지 못할 수 있다.
또한 후유증으로 힘줄이 두꺼워져 발등이 툭 불거져 올라올 경우 신발에 닿아 지속적인 염증과 통증을 일으킨다.
공을 정확하게 차지 못하고 땅을 찰 경우에는 발가락이 운동장에 박히면서 꺾이는 경우도 있다. 꺾인다는 것은 발가락 사이의 관절이 꺾인다는 뜻이다. 관절을 다치면 관리가 중요하다. 관절에는 인대와 힘줄, 신경과 혈관 등이 많이 분포해 있어 다치면 잘 낫지도 않고 후유증도 발생한다.
특히 엄지발가락을 다치면 후유증과 합병증을 가져오기에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엄지발가락은 운동장을 차고 나갈 때 필요하다. 또한 몸을 회전할 때에도 엄지발가락이 축이 되는 경우가 많다. 엄지발가락 관절을 다치면 운동에 제한이 많고 자연스레 경기력도 떨어진다.
운동장에서 발생하는 발의 급성손상은 관리만 잘하면 회복이 빠르고 후유증과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는다. 조금 다쳤다고 치료를 소홀히 하고 방치하면 크게 고생할 수 있다. 특히 다친 후 부은 경우에는 철저한 사후관리를 해야 한다.
급성손상의 관리는 우선 냉찜질을 한번에 15분 이상, 하루 3차례 이상 하는 것이 좋다. 부상 후 염증 반응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붓기가 있다면 붓기가 빠질 때까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냉찜질을 하면서 비닐 랩이나 탄력붕대 등으로 압박을 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탄력 붕대를 이용해 미이라처럼 30분간 세게 감고 이후 풀고 하는 것을 하루 3~4차례 해주면 더 좋다. 아울러 발을 심장보다 높게 유지하면 서 시행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부상 후 심한 타박상이나 염좌로 인해 부었던 발은 붓기가 빠지고 통증이 없더라도 꾸준히 손을 이용한 마사지로 관리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직이 부드러워지고 좀 더 빨리 정상 상태에 가까워지게 한다. 이후 관절운동, 근력운동, 신경회복 운동 등 체계적인 재활을 통해 그동안 약해졌던 체력을 보강해 나가야 한다.
나영무(솔병원 원장)
사진제공=솔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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