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골때녀'의 급부상…축구에 맛들인 여성, 8주간 먼저 이것 하라 ['재활 명의' 나영무의 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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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 명의’ 나영무의 진담 (진료실 담소)
칼럼 21) ‘여성 축구 열풍’ 뒤에 있는 부상의 그늘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현재 시즌 5를 앞두고 있는 ‘골 때리는 그녀들’이다.
보고 있으면 현장의 진한 땀 냄새와 축구에 대한 선수들의 진정성이 느껴진다. 또한 21년 전 동고동락했던 한일월드컵 4강 신화 멤버들이 감독으로 변신해 지략 대결을 펼치는 것도 재미있다.
‘골때녀’의 인기는 풋살이나 생활축구에 일반 여성들의 참여가 급증하는 ‘축구열풍’으로 옮겨붙었다. 축구화와 운동복만 있으면 쉽게 시작할 수 있고, 짧은 시간에 많은 운동량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어서다.
하지만 이 같은 열풍 뒤에는 부상의 어두운 그늘이 존재한다.
지난해부터 축구를 하다가 부상을 당해 내원하는 여성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전방십자인대 파열, 무릎 연골판 파열, 그리고 종아리 부상 등 3명의 환자들이 연속으로 입원치료를 받기도 했다.
‘골때녀’에 출연하는 선수들 역시 시즌이 바뀔 때마다 교체되는 주요한 이유도 ‘부상’ 때문이다.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는 무릎으로 여성들의 신체구조와 관련이 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골반이 넓은데다 무릎 관절면이 좁고 인대도 얇다. 또한 무릎을 잡아주는 허벅지 근력도 약한데다 근육량도 적다.
이런 상황에서 동작이 일어나면 무릎에 가해지는 부하는 더욱 커져 부상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여성 관절염 환자가 남성보다 많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부상 부위는 무릎이 앞뒤로 흔들리지 않게 고정해주는 십자인대, 반월연골판을 많이 다친다.
전방 십자인대 파열은 체중이 실린 상태에서 무릎이 안쪽으로 비틀릴 때, 갑자기 속도를 내다가 급정지 할 때, 급격한 방향 전환, 공중볼 경합 후 불안정한 착지 등이 원인이다.
후방 십자인대는 상대와 충돌해 넘어졌거나 무릎을 지면에 강하게 부딪혔을 때, 무릎 관절이 바깥쪽 방향으로 돌아갈 때 등 큰 충격으로 인해 손상된다. 반월연골판도 체중이 실린 상태에서 안팎으로 무릎이 돌아갈 때 파열이 잘 된다.
무릎에 이어 발목도 잘 다치는 부위지만 초보자들은 근육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지나친 긴장감에다 축구공만 보고 무턱대고 뛰다 보니 온몸에 근육통을 느끼기 쉽다. 체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의욕만 앞선 것이 큰 이유다.
근육은 축구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 근육은 수축을 통해 힘을 만들어 동작을 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갑자기 무리하게 많이 쓰게 되면 근육이 긴장한다. 긴장된 근육은 뭉치고, 뭉친 근육이 방치되면 딱딱하게 굳어버린다.
근육이 뭉치고 굳는다는 것은 근육의 질이 변하는 것이다. 근육섬유들이 서로 늘러붙어 수축과 이완이 되지 않는다. 근육의 기능이 제대로 나올 수 없고, 통증도 당연히 발생하는 것이다.
근육통이 오면 축구도 힘들어진다. 힘이 잘 들어가지 않고, 쉽게 피로해지고 잘 다칠 수 있어서다.
결국 부상없이 즐기는 축구를 위해서는 신체 능력을 알맞게 갖추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특히 초보자들은 8주 동안은 기초체력 향상에 전력한 뒤 경기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90분동안 선수가 뛰면서 나올 수 있는 동작은 무려 1천1백여가지에 이른다. 이 동작들을 이겨낼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부상당할 위험이 높다는 뜻이다.
부상 예방을 위해서는 유연성과 근지구력, 근력 등 3가지가 핵심이다.
특히 축구로 인한 무릎 부상을 막기 위해 신경써야 할 부위는 ‘골반’이다.
골반은 상체와 하체를 연결하면서 회전동작이 이뤄지는 곳이다.
십자인대와 반월연골판 손상 대부분은 골반의 유연성 부족에서 시작된다.
골반에서 회전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무릎에 가해지는 힘이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골반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해주는 마사지와 스트레칭, 스쿼트와 런지 동작, 레그프레스와 스텝퍼 운동 등으로 근력과 유연성을 길러야 한다.
또한 하루 최소 30분 정도의 조깅도 필요하다. 이후 몸에 익으면 20~30m를 전력질주한 뒤 잠시 걸으며 호흡을 조절하고 다시 뛰는 인터벌 러닝으로 발전시켜 무산소 운동능력, 심폐지구력과 근지구력을 키워주는 것도 필수다.
끝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이미지 트레이닝’이다.
경기에 뛰는 선수들의 움직임과 다양한 상황을 보면서 ‘이럴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를 미리 생각하고 학습하면 실전에서 부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러한 이미지 훈련으로 상대의 거친 태클과 몸싸움을 지능적으로 잘 피했던 태극전사로는 박지성이 넘버 원이었다.
‘안 다치는 것도 실력이다’는 말을 기억하면서 부상없이 유쾌한 축구로 삶의 활력을 충전하길 기원한다. 〈나영무 솔병원 원장〉
-22편에 계속-
출저: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303283?lfrom=kak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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