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골프 보다 다리 부러져 온다…'갤러리'가 '갤러리'인 이유 알아야 ['재활 명의' 나영무의 진담]
-
533회 연결
-
0회 연결
본문
칼럼 8)골프장 갤러리 안전에 독(毒)이 되는 행동은?
축구나 야구 경기장을 찾아 즐기는 사람들을 보통 ‘관중’이라 부른다.
반면 골프 대회장을 찾는 사람들은 관중 대신 ‘갤러리(Gallery)’로 칭한다.
갤러리는 미술관 또는 화랑, 그리고 집합명사로 미술관의 관객을 의미한다.
페어웨이 양편에서 골프 선수들의 명품 샷을 조용히 지켜보는 모습이 미술관에서 명작을 감상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가 터지면서 골프 인구는 크게 늘었지만 갤러리는 골프 대회장으로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하지만 올초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제한됐던 갤러리 입장이 가능해졌다. 2년여 넘게 겨울 잠에서 깨어나 화사한 봄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부부나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은 물론 친구와 연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갤러리로 나서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회마다 의무지원을 나가는데 하루 평균 갤러리가 7천~1만명에 이를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몰리다 보니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이 가운데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면서 발목을 삐거나, 심한 경우 다리에 골절상을 입은 경우가 비중이 높은 편이다.
구두나 하이힐을 신고 인파에 떠밀려 넘어져서 다친 경우, 오르막과 내리막 등 경사진 곳에서 급히 이동하다가 다친 경우, 이동 통로가 아닌 곳으로 다니다가 다리를 헛디뎌 부상을 입는 경우 등 다양하다.
무엇보다 구두나 하이힐은 피하고, 골프화나 운동화를 신는 것이 올바른 매너다. 구두 등은 오르락 내리락하는 골프장 지형에 잘 미끄러질 수 있어 안전하지 않다.
또한 뾰족한 굽이 있는 신발의 소음은 선수들의 집중력을 방해하고 잔디도 손상시킨다.
이어 날아오는 골프공에 맞는 타구 사고도 가끔 벌어진다.
핸드폰에 집중하고 있다가 직접 맞는 경우도 있지만 티샷 후 도로에 맞고 튄 공이 어느 곳으로 떨어지는가를 지켜보다 볼에 맞아 타박상을 입은 황당한 경우도 있다.
“볼”이란 경고음이 들리면 경계심을 유지하면서 머리를 손으로 감싸거나 공이 진행하는 방향의 반대로 몸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골프는 야외에서 벌어지는 만큼 날씨와 온도에 민감한 운동이다.
특히 아침과 낮의 일교차가 심할 때에는 골프장 환경에 맞게 복장에 더 신경써야 한다.
덥다는 생각만으로 반팔을 입고 왔다가 화상을 입거나, 갑자기 쏟아진 비와 함께 기온이 뚝 떨어지는 바람에 저체온증을 호소하며 의무실로 실려오는 경우도 있어서다.
따라서 봄과 가을에는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겉옷, 햇볕이 강한 날에는 모자와 팔토시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또한 카트 도로 주변에 심은 관목이나 러프 등에서 벌이나 벌레에 쏘이는 경우도 더러 있기에 반바지 보다는 가벼운 긴바지를 입는 것이 좋다.
갤러리 안전사고에서 6~8월의 경우, 고온에 장시간 노출돼 체온이 37~40℃로 상승하는 일사병도 빼놓을 수 없다.
대부분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땀을 많이 흘리는데 의무실에서 응급조치를 한 뒤 인근 병원으로 후송한다.
일사병 예방을 위해서는 그늘지고 서늘한 곳에서 적절한 휴식을 취한 뒤 관람을 이어간다. 또한 물과 함께 이온음료도 중간중간 섭취해 수분 부족을 막아주거나 아이스팩을 목에 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같은 안전사고는 조금만 주의와 관심을 기울이면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
요즘 국내에서는 남녀 골프대회가 한창이다.
골프 대회장을 찾는 사람들이 싱싱한 푸르름 속에서 선수들이 펼치는 향연을 부상없이 즐기는 것도 ‘갤러리’라는 명칭에 걸맞는 품격을 보여주는 것이다. 〈나영무 솔병원 원장〉
-9편에 계속-
출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65592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