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죽음의 공포' 이겨낸 윤도현…항암치료땐 이게 가장 큰 무기 ['재활 명의' 나영무의 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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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 명의’ 나영무의 진담 (진료실 담소)
칼럼 26)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윤도현의 따스한 울림’
가수 윤도현을 알게 된 것은 2012년이다. 당시 그는 스포츠 활동을 하다가 부상을 입어 내원했다. 서글서글한 눈매와 힘 있고 자신감 있는 말투에서 밝은 에너지를 느꼈던 것이 그에 대한 첫 인상이었다.
자신의 상태를 설명 듣고 치료방법과 회복에 좋은 재활 운동을 꼬치꼬치 묻는 등 빨리 나으려는 의지가 퍽 인상적이었다. 시원한 가창력만큼 통증을 대하는 자세도 정말 적극적이었다.
이후 그는 동료 가수들을 소개해 주기도 하고, 재활 치료를 위해 몇 차례 더 병원을 방문한 뒤로는 한동안 발걸음이 뜸했다.
그러다 얼마 전 뉴스에서 그의 소식을 듣고 놀라움과 함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2021년 건강검진에서 암을 발견했고, 이후 3년 간의 투병 끝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겪어보니 암세포보다 사실 부정적인 마음이 더 위험한 것이라 뼈저리게 느꼈기에 긍정의 마음으로 부정적인 모든 것들을 이겨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알린다”는 그의 말에는 진정성과 함께 감동이 스며있었다.
죽음에 대한 공포, 불면의 밤, 사회적 고립감 등을 던져주는 암세포와 싸워서 이겨낸 그의 담담한 고백은 대장암을 경험했던 내 가슴에도 따스한 울림을 전해주었다.
또한 수많은 암환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힘내서 함께 이겨내 보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용기와 함께 긍정의 위로를 안겨줬다.
사실 암 환자들의 삶은 살얼음판을 걷는 듯 불안하고 초조하다.
재발과 전이 등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 있어 자신도 모르게 위축되고, 소극적이고 늘 조심스럽다.
이럴 때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사회적 끈을 놓지 않는 것이다. 가급적 직장 생활을 유지하거나, 취미 또는 봉사활동 등 일부러 일을 만들어서 하는 것이 좋다.
윤도현은 암 투병 중에도 이를 알리지 않고 방송 스케줄을 이어나가는 등 자신이 사랑하는 음악으로 대중과 소통하며 죽음의 공포를 견뎌냈다.
나 역시 수술과 항암치료 기간을 제외하곤 억지로라도 병원으로 출근했다. 단 한명의 환자라도 진료를 보는 것이 살아있음을 느끼면서 두려움을 이기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암 환자들은 독한 항암제로 인해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다 보니 어깨와 허리 질환 등 근골격계 통증에 자주 시달린다.
최근 대장암 4기로 척추뼈까지 전이돼 수술받은 환자가 진료실을 찾아왔다. 그는 “운동을 하고 싶은데 혹시 상태가 악화될까봐 겁이 나서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검사를 마친 후 그에게 “수술은 받았지만 충분히 운동할 수 있는 몸 상태”라고 안심시켰다. 이어 걷기와 맨손체조를 비롯해 빠른 걸음과 실내자전거, 스텝퍼 등 몇 가지 운동을 추천해 주었다.
그리고 응원의 한마디도 덧붙였다. 예전에는 나의 투병생활을 공유했지만 이날은 다른 사람을 자신있게 내세웠다.
“가수 윤도현씨는 암이 주는 고통에 잠식되기 보다는 즐겁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멋지게 극복해 완치의 기쁨을 맛보았다. 암세포는 전투하는 마음으로 싸워서 이겨내는 것이다. 이때 운동이 가장 큰 무기이니 꾸준히 해나가면 반드시 보답이 올 것이다”고 말해줬다.
진료실에 들어올 때 굳어있던 그의 표정이 다소 풀어져 내 마음도 한결 편해졌다.
암과 마주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암을 이겨내려는 의지와 긍정적인 마음이라는 것을 윤도현은 몸소 보여줬다.
오늘도 병마와 싸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윤도현의 〈나는 나비〉라는 노래를 전하고 싶다.
‘내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앞길도 보이지 않아, 나는 아주 작은 애벌레....(중략) 날개를 활짝 펴고 세상을 자유롭게 날거야, 노래하며 춤추는 나는 아름다운 나비.’
〈나영무 솔병원 원장〉
-27편에 계속-
출저: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311469?lfrom=kak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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