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는 하체, 男은 상체 조심? 홈트 부상 막는 '성별 맞춤예방책' [‘재활 명의’ 나영무의 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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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4.21. 오후 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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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 명의’ 나영무의 진담(진료실 담소)
칼럼 3) 필라테스 등 ‘홈트’ 하다가 부상 당하는 이유는?

SNS 상에서 '콩필라테스'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김은지 씨가 집에서 할 수 있는 홈트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중앙포토]
필라테스는 자세 교정과 근력 강화에 도움되는 운동이다.
이 운동의 산파 역할을 했던 곳은 감옥인데 창시자는 독일 태생의 요제프 필라테스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호흡기가 약해 잔병치레가 많았다.
건강한 삶을 목표로 그는 레슬링, 권투, 펜싱 등 운동을 통해 몸에 유익한 동작들을 고안했다.

제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에 머물던 그는 독일인이라는 이유로 포로수용소에 갇히게 됐다.
그는 “몸은 마음에 의해 좌우된다”는 믿음으로 매일 수감자들과 자신이 고안한 운동을 하면서 암울한 현실을 달랬다.
또한 부상당한 수감자들을 위해 침대 용수철과 가죽 끈, 철봉 등 도구를 이용한 운동법도 개발, 침대에 누워서도 재활과 근력 운동을 할 수 있게 했다.
좁디 좁은 감옥이라는 열악한 환경에 최적화된 동작들은 수감자들에게 ‘한줄기 빛’과 같았다.

그가 수감될 당시 유럽 전역에는 스페인 독감이 창궐해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집단 시설인 포로 수용소 대부분은 스페인 독감을 피해가지 못했다.
하지만 그와 함께 운동했던 수용소의 수감자들이 스페인 독감에 걸리지 않았던 것은 유명한 일화로 남아 있다.

그는 전쟁이 끝난 뒤 수용소 시절의 경험을 토대로 운동법을 업그레이드시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도록 대중화의 길을 열었다.

그의 인생이 오롯이 담긴 필라테스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요가 등과 함께 ‘홈트레이닝 열풍’을 일으켰다.
코로나로 일상이 갇힌 현실에서 효율적인 운동으로 안성맞춤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한 요즘 같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인기가 높았던 만큼 어두운 그늘도 존재한다.
자신의 운동 능력을 넘어 무리하게 동작을 취하다가 부상을 당하기 때문이다. 잘 다치는 부위는 허리와 무릎이다.

30대 직장인이었던 박모씨는 평소 오래 앉아 일하는 탓에 허리가 좋지 않았다. 그는 홈트 동영상의 전문가처럼 신전 운동을 따라하다 너무 과하게 하는 바람에 척추 후관절에 무리가 생겨 내원했다.
이외에도 허리와 복부 근육으로 버티는 동작을 반복해 하거나, 과굴곡 운동으로 척추에 스트레스가 가해져 디스크 탈출로도 이어진 경우도 있다.

무릎도 예외는 아니다. 40대 가정주부 이모씨도 무릎을 과하게 신전하는 바람에 십자인대 손상으로 진료실을 찾아왔다.
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해 근력이 약한데다 골반도 넓다.
인대도 약한데다 다리 휘는 각도도 커서 무릎에 가해지는 부하가 높아 부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코로나로 인한 '확찐자 대책'의 일환으로 홈트 운동법을 그래픽으로 만들어 배포했다. [중앙포토]
부상 예방을 위해서는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자신의 몸 상태를 파악하고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려야 부상을 막을 수 있다.
몸의 어느 부분이 굳어 있는지, 근육이 유착되거나 관절이 뻣뻣한지를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특히 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이 필수다.
가벼운 체조로 몸을 부드럽게 예열한 뒤 10여분간의 스트레칭으로 경직된 근육과 인대를 풀어줘야 한다.

특히 횟수와 운동 시간에 집착하지 말고, 하나를 하더라도 정확한 동작과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영무 솔병원 원장〉

-4편에 계속-



〈나영무 원장은…〉

-現 솔병원 원장
-現 대한산악연맹 부회장, 現 대한빙상경기연맹 의무분과위원장
-現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 주치의
-前 축구국가대표팀 주치의(1996년~2018년)
-前 대한스포츠의학회 회장
-前 김연아, 박세리, 윤성빈, 차준환 등 국가대표 선수 주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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