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항암 공포가 운동 귀찮음 이긴다…짬짬이 할 수 있는 '천사운동' [나영무 박사의 '말기 암 극복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나영무 박사의 '말기 암 극복기'(19)
『오전 5시30분 나의 하루가 시작된다.
국민체조와 스트레칭으로 내 몸의 근육과 관절을 깨운다.
오전 6시40분 병원에 도착한 뒤 커피를 마시면서 하루 스케줄을 점검한다.
오전 7시부터 20분간 가벼운 운동으로 몸에 에너지를 충전한다.
오전 7시30분 회진을 시작해 입원 환자들을 살핀다.
오전 진료나 오후 진료를 마친 뒤 오후 5시30분~6시에 퇴근한다.
진료 없는 시간에는 병원 인근에서 걷기 운동을 하기도 한다.
퇴근 후 1주일에 3일은 집 근처 헬스클럽에서 근력과 유산소 운동을 한다.
오후 10시쯤 5분간 가벼운 마무리 운동을 한 뒤 잠자리에 든다.』

나의 하루 일과표다.
운동으로 시작해서 운동으로 끝난다.

오래 전부터 아침형 인간의 삶을 꾸준히 이어왔고, 암에 걸린 뒤에는 ‘운동’의 루틴이 보다 정밀하게 더해졌다.
암세포와 싸우면서 재활 운동이 내 삶의 일부로 자리 잡은 것이다.
어떤 분이 나에게 ‘운동이 지겹거나 귀찮지 않았느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인간이기에 가끔 그런 감정이 들 때가 있었다.

하지만 항암치료의 끔찍한 고통을 생각하면 금세 마음을 다잡게 된다.
솔직히 항암의 무서움이 운동의 귀찮음 아니 모든 것을 이기게 만든다.
사실 운동이 귀찮아지면 암세포에게 지는 것이다.

또한 체력이 좋아지니 마음도 좋아지고, 에너지가 생기면서 나를 운동에 매달리게 했다.
그렇게 1분이 모여 1시간이 되고, 1시간이 모여 하루가 되고, 하루가 모여 1년이 되고, 1년이 모여 인생이 되듯 운동도 마찬가지다.
운동의 효과가 몸에 차곡차곡 쌓이면 체력과 면역력이 몰라보게 좋아진다.

예를들어 산에 오를 때 10분마다 쉬어야 했던 체력이 30분 이상을 거뜬히 올라가게 됐고, 팔굽혀펴기를 한 뒤 어깨의 뻐근함도 말끔히 사라졌다.
운동이 주는 달콤한 결과에 나는 진료실에서도 틈이 나면 짬짬이 운동으로 체력에 대한 적금을 꾸준히 부었다.
짬짬이 운동은 암환자들 뿐만 아니라 직장 또는 가정에서도 누구나 손쉽게 따라할 수 있는 동작들이다.

①기마자세 서 있기

엉덩이 근육과 허벅지 앞쪽 및 안쪽의 근육을 발달시켜 다리 전체의 힘을 키울 수 있다. 양손을 복부 앞에서 교차시키고 무릎을 살짝 굽혀 기마자세를 취한 뒤 30초간 버티고 일어난다.
엉덩이를 위로 올리며 힘을 주면 허리 근육도 강화할 수 있다.

②스텝퍼 운동

발판을 교대로 밟으며 다리를 움직이는 스텝퍼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계단 오르기 운동 효과를 낼 수 있는 스텝퍼는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등 하체 근육을 튼튼히 하는데 안성맞춤이다.

③천사운동

등과 가슴 근육을 단련하면서 양팔을 연결하는 날개뼈와 어깨뼈의 움직임을 향상시켜 준다.
두 팔을 어깨보다 조금 넓게 벌려 머리 위로 쭉 뻗은 뒤 양 팔꿈치를 천천히 아래로 내려 W자 모양으로 만들어준다.

④허리와 골반 돌리기

허리와 골반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틀어짐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칭이 중요하다. 양손을 허리 옆에 댄 뒤 골반과 허리를 둥글게 돌려준다.

⑤앉아서 무릎 당기기

앉아서 일할 때 좌골 신경을 압박하는 엉덩이 근육과 허리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동작이다.
의자에 앉아 한쪽 다리를 접어 올린 뒤 양손으로 접은 다리의 무릎을 아래로 밀며 30초간 유지한다. 이어 접은 다리를 양손으로 잡아 가슴으로 끌어당겨 30초간 유지한다.

⑥몸통돌리기

등과 허리 등 상체 근육을 부드럽게 해주는 한편 뭉치고 뻣뻣한 근육을 풀어주는데 좋다. 앉은 자세에서 팔을 앞으로 쭉 뻗어준다. 이어 등을 늘린다는 느낌으로 상체를 좌우로 가볍게 돌려준다.

⑦미니스쿼트

무릎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허벅지 앞쪽과 엉덩이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다.
양발을 어깨 너비로 벌리고 선 뒤 허리와 등을 곧게 편 상태로 엉덩이를 뒤로 빼면서 천천히 앉아 6~10초간 유지하다가 일어선다.

⑧다리들어올리기

골반과 고관절 주위의 근육을 스트레칭하고 동시에 강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운동이다.
몸통이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고 오른 다리를 앞으로 옆으로 뒤로 등 여덟 방향으로 들어올린다. 반대쪽 다리도 같은 방법으로 한다.

⑨팔굽혀펴기

상체 근육과 전신 체력을 향상시키는데 적합한 운동으로 바닥에 엎드려 하는데 힘이 들거나 공간이 좁은 경우에는 책상이나 벽을 이용해도 좋다.

⑩발뒤꿈치들기

종아리와 발목의 근력을 강화시켜 주는 운동으로 바르게 서서 발뒤꿈치를 들고 20~30초간 버틴다.

-20편에 계속- 

나영무 박사는…

나영무 박사는 솔병원 원장으로 재활의학 ‘명의’다.
1996년부터 2018년까지 축구국가대표팀 주치의를 비롯해 김연아와 박세리 등 수많은 태극전사들의 부상 복귀를 도우며 스포츠재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2018년 직장암 4기 판정을 받았던 나 박사는 투병의 지혜와 경험을 나누며 암 환자들에게 작은 희망을 드리고자 이번에는 ‘암 재활’에 발벗고 나섰다.

솔병원 원장 나영무 박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